지금 에딘버러는 축제 기간이다.
이 도시에서는 해마다 8월을 중심으로 대략 두 달 동안 다양한 축제가 진행된다.
그 중에서 가장 큰 행사는 Edinburgh Festival Fringe 라는 예술/공연 축제이다.
이 행사만 놓고보아도 지구상에서 Festival 이라고 불리는 것들 중 규모가 가장 큰 것이라고 한다.
그러니 전체 에딘버러 축제의 크기는 상상초월.
올해 Edinburgh Festival Fringe에는 49개국에서 초청된 2,695개의 공연이 선보인다.
25일 동안 이 많은 공연을 소화해내기 위해 그리 크지도 않은 이 도심에
279개나 되는 공연장이 준비되었다고 한다.
사용 가능한 모든 공간이 공연장이 된 것 같다.
공원 잔디밭 위에 임시 건물을 지은 것은 물론이고,
술집, 대학교 강의실 그리고 심지어 교회까지,
'공연 할 수 있겠는데?' 싶은 곳들은 모두 다 극장이 되어 축제에 기여하고있다.
공연장뿐만이 아니라 거리에도 볼거리가 넘친다.
공연이 없는 시간에 연기자들은 거리 홍보에 나서는데
이들의 목표는 수 많은 경쟁자들 사이에서 조금이라도 더 많이 사람들 눈에 띄는 것이다.
죽어라 소리치며 전단지를 뿌리는 사람들도 있고,
엽기적인 모습을 하고 그저 돌아다니는 전략은 취하는 사람들도 있다.
공연의 일부를 보여주는 비교적 고상한 방법을 택한 팀들도 많다.
그리고 애초에 거리에서 무료로 선보이기위해 준비된 공연들도 있고,
거기다 축제 대목을 노리고 몰려든 거리의 악사들까지 더해져서
마치 도시 전체가 거대한 무대가 된 것 같은 착각에 빠져들게 한다.
대책없이 큰 무대 위에 서로의 등장 순서를 망각한 연기자들이 제멋대로 올라와 있다.
공연은 엉망진창이 된지 오래다.
관객인 나는 도저히 못참고 차라리 무대 위로 뛰어올라가
마음에 내키는 것만 구경하며, 배우들 사이를 휘저어 다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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