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딘버러에서 버스를 타면
주인과 함께 타고 있는 애완견을 자주 볼 수 있다.
이 동네 애완견은 대부분 주인이 안고 타기에는 큰 놈들이다.
(애완견 보다는 개라는 말이 먼저 떠오른다.)
개들은 주로
유모차나 휠체어를 위한 공간를 차지 하고 앉는다.
그러나, 단 한 번도, 운전사가 탑승을 제지 하거나
승객이 불편함을 표시하는 경우를 보지 못했다.
오히려 사람들은 개를 반기고,
개 또한 정숙하게 자리를 지키며 여행을 즐긴다.
반면, 한국 신문에서는
애완견을 데리고 버스를 타려는 사람과
이를 거부하는 운전사 사이에 벌어지는 실랑이를
다루는 기사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기사의 댓들을 보면
네티즌들의 여론도 반반으로 나뉜다.
애완견의 수가 급격히 늘어난 반면,
여전히 개를 보면 두려움을 느끼는 사람은 많으니
어쩔 수 없이 벌어지는 일일 것이다.
한 가지 의문이 드는 것은
개의 버스 탑승을 반대하는 사람도,
또, 찬성하는 사람도
법으로 그렇게 하도록 정해져있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누구 말이 맞는 걸까?
찾아보자.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시행규칙"에는
"운송사업자 및 운수종사자의 준수사항"이 정의되어있다.
그 중, 이런 내용이 있다.
2. 운수종사자의 준수사항
:
마. 여객이 다음 행위를 할 때에는 안전운행과 다른 여객의 편의를 위하여 이를 제지하고 필요한 사항을 안내해야 한다.
:
2) 다른 여객에게 위해를 끼치거나 불쾌감을 줄 우려가 있는 동물(장애인 보조견 및 전용 운반상자에 넣은 애완동물은 제외한다)을 자동차 안으로 데리고 들어오는 행위.
마. 여객이 다음 행위를 할 때에는 안전운행과 다른 여객의 편의를 위하여 이를 제지하고 필요한 사항을 안내해야 한다.
2) 다른 여객에게 위해를 끼치거나 불쾌감을 줄 우려가 있는 동물(장애인 보조견 및 전용 운반상자에 넣은 애완동물은 제외한다)을 자동차 안으로 데리고 들어오는 행위.
애완견을 상자에 넣어서 버스에 태우면
운전사는 거부 할 수 없다.
아닌 경우에는 운전사가
개가 사람들에게 불쾌감을 줄 것 같다고 판단하는 경우
탑승을 거부 할 수 있다.
결국, 법에 그렇게 하라고 되어있어! 라고 했을 때,
애완견이 상자에 들어있는 경우라면
애완견 주인이 옳은 것이고,
아닌 경우라면 운전사가 옳은 것이다.
에딘버러에는 어떤 규정이 있을까?
스코틀랜드 법을 찾아보기는 힘들어,
이 도시의 버스 사업을 거의 독점하고 있는
Lothian Buses 라는 회사의 정책을 찾아보았다.
이에 따르면
"개의 경우에는 주인이 데리고 타기만하면 된다.
다른 동물은 무조건 상자에 넣어서 태워야한다.
단, 동물들은 운전자가 필요하다고 판단될 때
언제라도 버스에서 쫓겨날 수 있다."
라고 되어있다.
뭔가 개만 편애하는 느낌이다.
개라는 동물에 대해서
특별한 애정도, 두려움도 없는 나는
애완견으로 인해
사람과 사람이 서로 미워하게되는 일이
줄었으면 하는 바람뿐이다.
개는 인간과는 완전히 다른 종의 생물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인간들이 개를 적대시 하지 않고
사랑으로 대할 수 있는 포용을 갖게 되었다.
경의로운 일이다.
그렇다면, 어찌
인간이 같은 인간을
사랑으로 대하는 일이
그리도 어려울 수 있을까?